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수술로 시력이 좋아져도 고도근시로 인한 망막박리·녹내장 등 안질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한안과학회는 수술 전 고도근시였던 사람은 시력교정 후에도 정기적으로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수술로 시력이 좋아졌더라도 고도근시로 인한 망막질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안경을 벗은 뒤 근시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 안과 검진까지 중단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수술로 눈의 구조적 변화까지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한안과학회는 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제56회 눈의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생애주기별 근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주제는 ‘근시 관리, 평생 눈 건강의 시작입니다’다.
유정권 대한안과학회 기획이사는 이날 발표에서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사람도 수술 전 고도근시였다면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지속해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식·라섹·스마일 수술은 각막의 굴절력을 바꿔 시력을 교정한다. 안내렌즈삽입술은 눈 안에 렌즈를 넣어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어느 방법도 근시가 진행하면서 길어진 안축장까지 줄이지는 못한다. 안축장은 눈의 앞뒤 길이로, 고도근시 환자에게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태임 대한안과학회 총무이사는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에서 “굴절수술을 하고 나면 많은 환자가 근시에서 회복됐다고 생각해 전혀 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직접 시력교정수술을 하는 의사로서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라며, 안경을 쓰지 않게 되면서 검진도 받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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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도 진료 현장에서 비슷한 사례를 적지 않게 접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는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뒤 근시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하며 지내던 젊은 환자들이 뒤늦게 망막박리나 백내장, 녹내장 등을 진단받고 크게 놀라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시력이 좋아졌다는 이유로 고도근시에 따른 질환 위험까지 사라졌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 라식·라섹으로 시력은 좋아졌는데, 왜 망막질환 위험은 남을까?
국제근시연구소(IMI)는 구면렌즈대응치가 -6.00디옵터 이하인 경우를 고도근시로 정의한다. 고도근시는 단순히 안경 도수가 높은 상태가 아니다. 근시가 진행하면서 안축장이 길어지면 망막과 맥락막, 시신경에도 구조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근시성 황반병증, 망막열공·망막박리, 녹내장, 백내장 등의 위험을 높인다. 시력교정수술로 먼 곳이 잘 보이게 됐더라도 눈 안쪽에 남아 있는 위험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수술 전 고도근시였다면 당시 근시 정도를 기억하거나 관련 검사 기록을 보관해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특히 눈앞에 검은 。이나 실오라기가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번쩍이는 빛이 반복해서 보인다면 망막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시야 일부가 커튼처럼 가려지는 증상은 망막박리의 경고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부가 흐려지는 증상,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도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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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이 진행되면 주변 시야가 좁아져 장애물에 자주 부딪히거나 운전할 때 옆 차량과 보행자를 뒤늦게 알아차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백내장은 안개가 낀 듯 시야가 흐려지고 밝은 곳에서 눈부심이 심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한쪽 눈으로 봐도 물체가 두세 개로 겹쳐 보이거나 평소 사용하던 안경 도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드물고, 망막이나 시신경의 이상도 시력검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도근시 환자는 안과 진료를 통해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검사와 검진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안과학회는 고도근시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저검사는 눈 속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살펴보는 검사다.
김찬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고도근시 성인을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의 고위험군으로 설명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국가검진에 효율적인 안과 검사 방법을 도입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나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어린이 근시는 이미 나빠진 시력을 안경으로 교정하는 것뿐 아니라 근시가 시작되는 시.을 늦추고 진행 속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재웅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가 소개한 중국 광저우 연구에서는 12개 초등학교의 1학년 학생 1903명을 대상으로 학교 수업일마다 야외활동을 40분 추가했다. 3년 뒤 근시 누적 발생률은 야외활동을 늘린 집단에서 30.4%로 나타났다. 대조군의 39.5%보다 9.1%포인트 낮았으며, 상대적으로는 약 23%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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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연구는 근시가 없던 어린이에게 새로 근시가 발생하는 것을 줄인 결과다. 이미 근시가 시작된 어린이의 진행 속도까지 23% 늦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회는 어린이들이 가능하면 하루 약 2시간 야외활동을 하도록 권고했다. 야외의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이 근시 발생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 등을 고려해 하루 40분에서 1시간 정도 야외활동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미 근시가 시작됐다면 정기적인 검사로 진행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특수 광학설계 안경렌즈, 근시 진행 억제용 콘택트렌즈, 각막굴절교정렌즈, 저농도 아트로핀 。안 등의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아이의 나이와 근시 정도, 진행 속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는 일반적인 시력검사만으로는 근시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력이 1.0인지 0.5인지 확인하는 것과 실제 근시 도수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측정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1.0을 보는지 0.5를 보는지도 중요하지만, 1.0을 보기 위해 어떤 안경 도수가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시 진행을 평가하려면 굴절검사와 안축장 측정 등이 도움이 되지만, 학교의 시력검사만으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회는 초등학생의 시력검사를 최소 연 1회 시행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안과 정밀검사로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검진 확대에 필요한 예산과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어린 시절에는 근시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망막과 시신경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활동을 늘린 집단에